제동 걸린 『인천 상륙작전 폭격 피해주민 지원』

[인천취재보도본부/김영환 취재부장]

행정안전부, 인천시 지원 조례안 대상자 선정 조항 再議 요구.

<국내에서 개봉된 인천상륙작전 영화의 한장면>

19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달 29일 본회의에서 '인천광역시 과거사 피해주민의 생활안정 지원 조례'를 가결 처리하였지만, 행정안전부가 최근 인천시에 이 조례에 대한 재의(再議) 요구를 지시함에 따라 인천 상륙작전 폭격 피해 주민을 지원하기 위한 인천시의회 조례안에 일단 제동이 걸리게 되었다.

재의(再議)란 일단 의결된 안건에 대해 동일한 의결기관이 다시 심사·의결하는 절차를 말하며 해당 조례는 인천 상륙작전 당시 미군 폭격 피해를 본 월미도 주민에게 인천시 예산으로 월 20만∼30만원의 생활안정 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지원 대상 인원 30명 이내이며 필요 예산은 연간 약 9천만원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조례 취지에는 문제가 없지만, 인천시 자체 심의위원회가 지원 대상자인 피해자를 선정토록 한 조항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피해자 선정은 ‘국가 사무’로 ‘지방 사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덧붙였고 미군 폭격 피해주민 지원 조례 제정은 앞서 2011년 3월과 2014년 5월에도 추진되었던 적이 있지만 그 역시 인천 상륙작전 피해 지원·보상은 ‘지방사무’가 아니라는 논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산되었다.

2011년에는 시의회 상임위에서 보류됐고, 2014년에는 이번처럼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당시 안전행정부의 재의 요구 끝에 결국 폐기되었고 이번 인천시의회에서는 심의위원회가 피해주민을 선정하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는 등 행정안전부가 지적한 점을 반영해 조례안 일부 조항을 수정한 뒤 5월 본회의에 재 상정하여 의결할 방침이다.

이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2008년 조사 때 정리한 피해자 현황이 있기 때문에 인천시 심의위원회 심의 과정 없이도 피해자 선정 작업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조례를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안병대 시의원은 "이번 조례가 이념 논쟁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조례 목적은 피해주민의 생활안정을 위해 지방정부가 최소한의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해 주는 것"이라며 "조례 자체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일부 조항을 수정해 재 상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조례는 지난달 정치권의 공방을 낳기도 했으며 자유한국당은 인천 상륙작전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면 북한 정권에 보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대변인 논평을 발표했고, 김진태 한국당 의원도 "동학혁명까지 보상하고 병자호란 · 임진왜란 피해까지 다 보상해 줄 건가. 6·25 피해 보상을 해 주려면 전 국민에게 해줘야 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민주당에 따르면 한국당에서도 소속 시의원과 안상수 국회의원이 각각 2015년 9월 위령제 비용 지원 조례와 2017년 3월 월미도 이주자 보상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점을 상기시키며, 인도적 차원에서 월미도 피해주민에게 최소한의 생활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예전부터 있었다고 맞 받아 치며 공방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