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보뉴스/인천취재본부】 김영환기자
수차례 나돈 '재개발 소문' 기약 없는 희망과 좌절 반복.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수도권 1호선 전철 끝자락 동인천역 역사>
인천의 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동인천역은 서울역에 이은 우리나라 두번째 민자역사로 한때 인천지역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꼽히며 호황을 누렸지만 지금은 주민들과 인근 전통시장을 찾는 소수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역사(驛舍)로서의 기능만을 할 뿐, 도심의 상징은 흉물이 됐고 옛 영광은 추억이 된 지 오래이며 재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이 수차례 돌았으나 기약 없는 희망과 좌절을 반복하고 있다..
동인천역은 가까운 중앙시장과 송현시장 등과의 시너지를 더해 광복 직후 인천 최대상권으로 승승장구했으며 1989년에는 주변 상인들이 합작해 지하 3층, 지상 6층 규모의 민자역사가 세워졌고 이곳에 인천백화점이 문을 열며 1990년대 중반까지 남부럽지 않게 성업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부평과 주안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심이 형성된 데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동인천역 상권은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 는 데다 특히 1999년 동인천역 인근 호프집에서 56명의 사망자를 낸 화재 참사가 발생하면서 상권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면서 인천백화점은 결국 2001년 폐업을 하였다.
이후 동인천역사는 폐건물로 방치되었다가 2010년 증·개축 허가를 받은 뒤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에 돌입해 재기를 노렸지만 이마저도 결실을 맺지 못해 현재는 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역사 곳곳은 오랜 기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엉망이 되어 버렸고 재난등급 D등급을 받을 만큼 건축물이 노후화한 탓에 정면 계단은 곳곳이 깨지고 파인 데다 좌우로도 틈이 벌어져 위험해 보였다.
역사 지하로 내려가자 지하철입구와 지하상가를 연결하는 통로만 제외하고 대부분이 칸막이로 막혀 있음을 볼 때 사실상 동인천역 민자역사 진입이 전부 차단되었으며 칸막이 곳곳에는 ‘리모델링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의 안내문만 붙어있다.
신포시장 방면으로 이어지는 지하상가에는 휴대폰대리점을 비롯해 네일숍, 신발가게, 옷가게 등 다양한 상점들이 영업 중이었지만 분주함은 찾아볼 수 없었고 지나는 손님도 그다지 많지 않은데다 폐점함 점포와 문이 닫힌 일부 가게에는 셔터 위로 ‘임대문의’ 종이가 붙어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지하상가뿐 아니라 지상에도 문을 닫은 가게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고, 중앙시장 역시 입구부터 길을 따라 셔터를 내린 가게들이 이어져 황량하다 못해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으며 동인천역 철도 밑 굴다리에 들어선 인천 최초 지하상가인 동인천역 옛 지하상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보여졌다.
시민 접근성 강화를 위해 조성한 동인천역 북부광장은 노숙인들이 벤치 곳곳을 차지하고 있었고 역사 인근의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영업이 잘 되는 상점은 여전히 잘 되지만 전체적으로는 상권이 죽은 게 사실”이라면서 “동인천역 민자역사 재개발 이야기는 항상 있었지만 집행이 안 되고 있다”고 씁쓸해 하면서 “제대로 재개발이 되려면 지자체 예산이 많아야 하는데 인천은 부채가 많은 도시라 계속해서 재개발이 미뤄지는 것”아니냐며 그래도 “인근 상인들은 여전히 재개발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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